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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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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위기 청소년 24시간 보듬는 ‘학교 밖 학교’

창원 ‘위카페 다온’ 가보니
지난 2019년 마산 합성동에 개관
청소년 보호하고 가정 복귀 유도

  • 기사입력 : 2023-04-13 2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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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이 있죠. 다온은 이런 학생들을 보호하고 교육해 사회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줍니다.”

    최근 학교 폭력 등 청소년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위기 청소년들을 지원해주는 ‘위카페 다온(이하 다온)’의 역할을 김혜란 총괄팀장이 한마디로 말했다.

    경남도교육청이 마산YMCA에 위탁해 운영 중인 청소년 쉼터 다온은 지난 2019년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합성옛길 234에 문을 열었다. 다온은 학업 중단 및 가출 등 위기 청소년 보호와 함께 가정과 학업으로 복귀를 유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상은 청소년 기본법에 따라 만 10~24세에 해당하는 모든 청소년이다.

    건물 1층은 독서·음료·휴식 공간인 ‘북카페’와 동아리 활동·회의를 할 수 있는 ‘두런두런’, 요리 공간 ‘다담’ 등으로 구성돼 있다. 2층에는 동아리 활동 공간과 상담 공간, 3층에는 춤 연습실이 조성돼 청소년들이 휴식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13일 오후 위카페 다온에서 청소년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13일 오후 위카페 다온에서 청소년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격증 취득·학습기회 제공= 다온의 설립 목적은 학교 밖 청소년이 소외되지 않게끔 하는 데 있다. 이에 다양한 프로그램과 장소를 제공해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돕고 있다. 또 검정고시를 지원하고 정서·심리 상담 및 멘토를 연결하는 등의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이 중 학교 밖 청소년들의 교육과 진로를 위해 운영 중인 ‘온기’ 사업이 톡톡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사업은 자격증(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컴퓨터활용능력, 바리스타 등), 교육 (역사 탐방, 환경 프로젝트), 취미(댄스, 색채치료), 상담 등으로 나뉘어져 운영 중이다.

    다온은 단순히 학교 밖 청소년들의 학습 기회뿐만 아니라 또래 친구와 관계 형성도 제공해주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학교 밖 청소년인 김정희(가명)양은 “다온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고 제빵도 배울 수 있어 참 좋았다”며 “이곳은 또 다른 학교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방과 후 체험을 저 같은 경우는 이용할 수 없었는데 다온에서 대신 지원해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학교와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자격증과 검정고시를 준비할 수 있기도 해 만족스럽게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학교 밖 청소년인 두 자녀를 다온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강혜지(가명)씨는 “학교 밖 청소년 부모들은 다들 다온과 같은 기관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교육 지원에 소외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항상 있는데 다온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돼 걱정을 덜고 있다”고 말했다.

    위카페 다온 전경.
    위카페 다온 전경.

    ◇위기 청소년에게 따뜻한 안식처= 다온은 위기 청소년 지원도 함께하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면서 가정 폭력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보호해 시설로 인계도 진행 중이다. 늦은 시간에 다온을 방문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상담이 가능한 직원 또한 대기하고 있다.

    아울러 도내 청소년 회복센터와 연계해 보호처분 대상 청소년을 상대로 상담 및 교육 등을 진행해 건강한 상태로 사회 복귀를 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다온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온은 4년 가까이 3만 2291명의 위기 청소년을 조기 발굴해 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했다. 전체 프로그램 이용자 수는 △2019년 6864명 △2020년 2만 416명 △2021년 1만 9869명 △2022년 2만 3984명으로 집계돼 하루 평균 80~100명의 청소년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서현 다온 센터장은 “처음에 개관했을 때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문제아로 여겨져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시고 있다. 청소년과 학부모 또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학교를 나온 청소년들이 비행 청소년이 된다면 이후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이 같은 기관이 지자체나 시도별로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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